KT·GS 'VR동맹' 깨졌다...'브라이트' 1년만에 좌초

KT와 GS리테일이 함께 추진한 도심형 테마파크 브라이트(VRIGHT) 사업이 좌초위기다. 브라이트 건대입구점에서 고객들이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사진=전자신문 DB
KT와 GS리테일이 함께 추진한 도심형 테마파크 브라이트(VRIGHT) 사업이 좌초위기다. 브라이트 건대입구점에서 고객들이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사진=전자신문 DB

KT와 GS리테일이 추진한 도심형 VR 테마파크 사업 '브라이트'가 출범 1년 만에 좌초했다. 브라이트는 KT와 GS리테일이 지난해 3월 시작한 도심형 VR테마파크 사업이다. KT와 GS리테일은 브라이트 출범 당시 '2020년까지 직영·가맹점 200개,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기업이 협력한 첫 VR 사업 진출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17일 KT와 GS리테일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5:5로 나뉜 브라이트 신촌점 소유권을 KT로 모두 이관하는 데 합의했다. GS리테일은 100% 소유한 브라이트 건대입구점을 매물로 내놨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브라이트 건대입구점을 운영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더이상 브라이트 지점을 늘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관계자는 “가맹사업보다는 VR프랜차이즈 사업자, 대형마트, 리조트 사업자와 동남아 등 해외를 대상으로 플랫폼과 콘텐츠 유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와 GS 그룹 간 VR협력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직영매장은 신촌점을 필두로 건대입구점을 오픈하는데 그쳤다. 낮은 재방문율과 콘텐츠·비지니스모델(BM) 발굴이 지지부진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VR업계 관계자는 “도심형 테마파크 사업은 아직 고객 재방문을 유인할 콘텐츠 발굴, BM 기획 등이 미비한데 양사가 이를 버틸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면서 “대기업이 진출한 만큼 어려운 시기를 같이 견뎌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중소사업자들은 대기업 사업 협력 종료가 VR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한 중소 VR업체 관계자는 “관련 시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VR 테마파크에 대한 전체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면서 “고군분투 중인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악재”라고 말했다.

VR·AR 등 국내 실감미디어 시장은 2020년 조 단위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가능성'의 영역이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VR, AR 시장 규모는 2017년 2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조원을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몬스터VR,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등 중소사업자가 도심형 테마파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을 통해 실감미디어 분야에 자금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VR 업체 관계자는 “HMD 등 하드웨어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사업 노하우도 쌓이고 있어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점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중소협력사와 함께 가상현실 사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KT에 따르면 이 회사가 실감미디어 사업을 위해 확보한 콘텐츠는 약 2000여개다. VR 체험존 사업자를 대상으로 유통 판매 중인 B2B 판매 패키지 콘텐츠는 80여개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