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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공연·여행…`5G VR`로 실감나게

이선희,이용익 기자
이선희,이용익 기자
입력 : 
2019-07-28 17:51:35
수정 : 
2019-07-28 19: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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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개통후 이용자 20배 늘고
불꽃축제 4만5000명 동시시청
SKT 누적조회 200만건 돌파

통신사, VR기기 할인판매하고
5G VR전용 콘텐츠 확보 경쟁
사진설명
# 여름휴가를 앞두고 휴가지를 물색하던 직장인 박혜영 씨(36)는 가상현실(VR) 콘텐츠 한 편을 체험한 후 필리핀 세부로 여행지를 정했다. LG유플러스 VR 앱에서 '필리핀 세부 수중 VR'를 체험한 박씨는 "신비로운 바다를 본 뒤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여행 블로그나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본 사진과 달리 VR에서는 느낌이 더 생생해 여행지를 고를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최은경 씨(45)는 아이가 영화관을 가자고 조를 때마다 VR 영화를 틀어준다. SK텔레콤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옥수수'가 제공하는 VR 애니메이션 '1인치 VR'다. 3분짜리 동영상인데 큰 메뚜기와 곤충이 눈앞에서 기어다니고 마치 새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입체감을 경험할 수 있다. 최씨는 "아이가 진짜 하늘을 날고 숲을 모험하는 것 같다며 좋아한다"고 했다. 이 동영상은 지난 3월 공개된 후 조회 수 8만건을 돌파했다.

실감형 콘텐츠 VR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초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뒤 이동통신 3사가 VR 기기를 대폭 할인 판매하며 저가에 공급하고 VR 콘텐츠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VR가 대중 속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착용이 번거롭고 볼 게 없다'고 외면받던 VR가 5G를 맞아 몰입감과 생동감을 선사하는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특히 5G 개통을 기점으로 VR 조회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SK텔레콤이 옥수수에서 제공한 VR 콘텐츠의 누적 조회 수는 이달 초 200만건을 돌파했다. VR 콘텐츠도 5G 서비스 개시 당시 100편에서 현재 500편으로 5배 넘게 늘었다. VR 일일 시청자는 5G 이전 최대 1000명에서 현재 최대 2만명까지 20배 늘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4일 VR로 생중계한 잠실 롯데타워 불꽃축제 영상은 4만5000명이 동시 시청했다. SK텔레콤은 "통상 프로야구 경기 생중계가 4만명 정도 나오는데 이 정도 동시 시청자 수를 기록한 것은 VR 콘텐츠가 대중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옥수수 5GX관 안에 VR 전용메뉴를 두고 있다. 콘텐츠 약 500종이 있는데 휴대폰을 상하좌우로 돌려서 360도로 볼 수 있고, VR 기기에 휴대폰을 착용해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VR 기기가 없더라도 스마트폰만으로 360도 영상을 보는 고객도 많다"고 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최근 10·20대를 타깃으로 한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롤) 경기를 VR로 보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치 종각 롤드컵 구장에 있는 듯한 VR 현장 생중계와 게임 캐릭터 시점에서 경기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는 VR 리플레이다.

LG유플러스는 VR앱(U+VR)에서 VR를 제공한다. 옥수수처럼 스마트폰에서 일반 모드로 360도 영상을 볼 수 있고 VR 기기로도 체험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5G 가입자 중 절반 가까이(45.8%)가 유플러스 VR앱을 사용했고, 매달 재방문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는 공연 '태양의 서커스'다. 시청자들은 "서커스단원이 줄 위를 오를 때 심장이 조마조마하다" "태양의 서커스를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VR로 대신할 수 있어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손나은, 차은우 등 인기스타와 함께하는 스타 데이트도 인기다.

KT는 슈퍼VR라는 앱에서 1만여 편 영상과 게임 콘텐츠를 제공한다. KT는 "최신 영화와 아이돌 관련 VR 콘텐츠가 가장 인기가 많고, 게임 중에서는 VR 야구게임이 조회 수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VR 인기 확산에는 통신사들이 VR 기기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 5G 프로모션이 주효했다. 통신업계는 VR 기기가 60만대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SK텔레콤이 약 30만대, LG유플러스도 그에 준하는 수량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5G 요금제를 출시했을 때 7만50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15만원 상당의 기어 VR를 반값에 할인해주고, 그 이상 요금제 고객에게는 기어 VR를 무료로 주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5월 말까지 프리미엄·스탠다드 5G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 한해 VR헤드셋 '피코 유'를 무상 제공하고, 라이트 요금제는 VR 기기를 3만원에 제공했다. 거의 무료로 준 셈이다. KT는 VR 기기 프로모션은 없었지만 이달 초 월정액 요금제 '슈퍼VR 패스'(월 8800원)를 출시하고 VR 기기 할인도 시작했다. KT 무선 고객이면 VR 기기(피코)를 17% 할인된 45만원에 살 수 있다.

하반기에는 VR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통 3사는 VR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선희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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