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수업 때 VR(가상현실)기기를 활용하니까 현장에 가서 배우는 것 같았어요.”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솔뫼초교는 4일 VR기기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언론에 공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문화재청, EBS와 손잡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솔뫼초교와 안성 백성초교에 VR기기 활용 수업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지난 3월 시작해 총 10시간 수업하는데, 이날이 올해 마지막 수업이다.
수업은 이 학교 탐구교실에서 4학년 3반 학생 20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두 명씩 조를 이뤘고 VR기기는 조당 1대가 배정됐다.
학생들은 교사의 설명에 따라 묻고 답하기를 통해 구리 동구릉에 있는 조선 왕릉인 휘릉, 혜릉, 원릉, 경릉을 조사하기로 했다.
사실 이 학생들은 얼마 전 동구릉을 다녀왔는데, 9개 왕릉을 다 돌아보기에는 시작이 부족했다. 학생에 따라 1∼2개 왕릉만 체험했다.
동구릉은 솔뫼초교에서 20㎞가량 떨어져 있어 자가용을 이용하면 25분, 대중교통은 1시간 넘게 소요된다. 도착해서도 9개 왕릉을 다 보려면 4시간 이상 걸린다.
이날 수업은 1명이 해설사가 돼 태블릿PC를 활용, 자신이 가 본 왕릉을 설명하고, 다른 1명은 VR기기를 착용하고 왕릉을 둘러보며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VR기기 안에서는 조선왕릉의 모습이 펼쳐졌다. 실제 현장에서는 왕릉 가까이 갈 수 없지만 VR기기 안에서는 바로 눈앞에 보였다.
360도 화면을 담아 고개를 돌리면서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손에 닿을 듯한 화면에 학생들은 손을 앞으로 내밀어 휘젓기도 했다.
중간중간 그래픽을 활용한 자막을 넣어 해당 왕릉을 설명, 이해를 도왔다.
수업 내내 조원끼리 묻고 답하면서 토론했다. 조사가 끝나면 역할을 바꿨다.
교사는 옆에서 학생들의 조사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다.
김해니 담임교사는 “그동안 핵심만 말해주는 수업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다 보여주고 학생 스스로 그 안에서 중요한 것을 깨닫는 수업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VR기기에 사진만 담은 점은 아쉬웠다.
요즘 초교생들은 몸으로도 느끼는 4D를 이미 경험해 VR기기로 단순히 사진만 보여주는 수업은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공간에서 VR기기를 착용하고 걸어 다니면서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많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번 수업의 학생 집중도는 교사가 주도할 때보다 훨씬 높았다.
수업을 마친 김태송 양은 “교과서에서는 사진만 볼 수 있는데 가상 현실에서는 주변까지 다 볼 수 있어 잘 이해됐다”며 “생생한 화면이 나와 직접 가 본 것처럼 체험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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